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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어도 운 좋으면 2~3등급, '로또'라는 인식 있어 ..교육부 "2022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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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고사장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뉴스1

 

수능 아랍어 '광풍'이 거세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제2외국어·한문 과목을 응시하는 학생 10명 중 7명은 아랍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육부가 2022학년도 수능부터 제2외국어·한문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고 예고해 '아랍어 쏠림' 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1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19학년도 수능의 제2외국어·한문 응시생은 9만2471명이다. 이 중 69.02%인 6만3825명의 수험생이 아랍어를 선택했다.

수능 아랍어의 인기가 높은 이유로는 '낮은 진입장벽'이 꼽힌다. 아랍어를 따로 가르치는 학교가 거의 없으며 대중문화 등을 통해 평소 접할 기회도 별로 없다. 그렇기에 조금만 공부해도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2005학년도 수능에서 아랍어 응시자는 전체 12만3193명 중 0.4%밖에 되지 않았으며 원점수 20점으로도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아랍어 과목을 선택하면 낮은 점수로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에 응시자가 매년 급격히 늘어 '로또'라는 꼬리표까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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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제2외국어 아랍어 영역에 출제된 문제다. 아랍어를 전혀 몰라도, 간단한 배경 지식만 있으면 풀 수 있는 수준의 문제였다. 하지만 더이상 이렇게 간단한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 /사진=교육과정평가원 수능 기출문제

 

실제로 수능 아랍어 시행 초기에는 아랍어를 전혀 몰라도 풀 수 있는 문제가 나오기도 했다. 2008학년도 수능 아랍어 28번 문제는 스핑크스 사진을 놓고 어떤 나라를 방문했는지를 묻는다. 아랍어 설명을 읽지 못하더라도 '이집트'라는 답을 유추할 수 있다. 무슬림들이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29번 문제도 쉽게 풀 수 있다.

지난 2018학년도 수능에서 아랍어 과목의 2등급 기준은 원점수 21점이었다. 반면 베트남어와 한문의 2등급 기준은 38점이었으며 프랑스어, 독일어 등의 나머지 과목들은 40점대 초반에서 2등급 기준 점수가 형성돼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최상위권 수험생들 사이의 경쟁은 비슷했다. 2018학년도 수능에서 아랍어 1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42점 이상을 받아야 했다. 다른 제2외국어 과목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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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한편 지난 8월 17일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제2외국어·한문 영역'을 절대평가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해당 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근거로 '과목 쏠림 문제'를 언급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로또'로 인식되는 '아랍어' 과목을 콕 집어 지적한 셈이다.

그러나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평소 배울 기회가 없어 생소한 아랍어 과목의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랍어를 전공한 취업 준비생 김모씨(25)는 "수험생들 사이에 아랍어 수요가 커지는 모습을 보고 교직 이수까지 했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아랍어를 배우려는 수요를 없애려는 정책 앞에서 무력감을 느낀다"며 교직 외 다른 분야의 취업을 준비할 것이라 말했다.

이명원 배재대 글로벌교육부 교수는 갑작스러운 절대평가로의 전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 교수는 "아랍어 과목을 선택하는 이점이 사라져 응시자 수가 급격히 줄 것"이라며 절대평가로 바뀌면 수험생들이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현재 수능 아랍어 과목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아져서 아랍어를 전공하는 대학생도 1학년 과정을 마쳐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

이어 "앞으로는 1~2천명이라도 응시할지 의문"이라며 교육부의 정책이 아랍어에 대한 수요를 사실상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김건휘 인턴기자 topg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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